美 두 번 울린 '英 골프박사' 피츠패트릭

입력 2023-04-17 18:31   수정 2023-05-17 00:02


잉글랜드 출신인 맷 피츠패트릭(29)이 또다시 미국 골프팬의 분노를 샀다. US오픈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헤드아일랜드에서 열린 RBC 헤리티지의 응원 풍경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이날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갤러리들은 ‘USA’를 연호했다. PGA투어 일반 대회가 갑자기 국가대항전으로 돌변한 건 선두로 나선 피츠패트릭 때문이었다. 피츠패트릭은 2013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잉글랜드 선수로는 102년 만에 우승한 뒤 지난해에는 미국 골프의 심장과도 같은 US오픈에서 스코티 셰플러(27·미국)를 꺾었다. US오픈에 잉글랜드 깃발을 꽂았으니 미국 사람들의 원망이 하늘을 찔렀다.

미운털이 잔뜩 박힌 ‘잉글리시맨’ 피츠패트릭은 이번에 다시 ‘빌런(악당)’이 됐다. 그의 뒤를 쫓는 텍사스주 출신의 조던 스피스(30)는 ‘캡틴 아메리카’였다. 스피스를 연호하는 압도적 응원 속에서도 피츠패트릭은 보란 듯이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해 이 대회 연장전에서 우승한 스피스는 이번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피츠패트릭은 이날 최종라운드에서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적어낸 뒤 동타를 기록한 스피스와 연장전에 들어가 세 번째 홀 끝에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US오픈에 이어 PGA투어 통산 2승이자 일반대회에서 거둔 첫 승이다. 우승상금 360만달러(약 47억원)를 챙겼다.

피츠패트릭으로선 이날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섭섭할 법도 했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그는 대표적인 ‘친미’ 성향의 선수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왔고, 대학(노스웨스턴)도 미국에서 나왔다.

PGA투어 선수 중 골프 공부를 가장 많이 하는 등 ‘골프 박사’로 유명한 피츠패트릭은 15세 때부터 자신이 대회에서 친 모든 샷을 기록하고 있다. 피츠패트릭은 “그렇게 쌓아 놓은 샷 데이터만 약 7000개”라고 했다. 이런 노력이 모인 덕분에 키 177㎝, 몸무게 70㎏의 호리호리한 체형에도 멀리 친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로 303.5야드(15위)를 기록했다.

정말 멀리 쳐야 하는 홀에선 백스윙 때 왼발꿈치를 들고 스윙하는 ‘학다리 스윙’을 쓰기도 한다. 미국 언론들은 피츠패트릭이 ‘차세대 스타’로 등극했다고 평가한다.

이번 경기는 한국 선수 중에선 임성재(25)가 13언더파 271타 공동 7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달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공동 6위)에 이어 올 시즌 다섯 번째 톱10 성적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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